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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블을 보다 교사의 체벌에 대한 내용이 눈에 띄었다.

파란 누리터에 학생들 사이에서 통칭 스테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볼펜으로 손바닥을 찌르는 선생님에 대한 고발 글이 핸드폰으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듯한 사진 몇장과 함께 등록된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오늘은단어시험을 보고 틀려서  5대를 볼펜으로 손을 찍혓습니다  
오늘도 피가 줄줄흘렸고 제친구는 붕대까지 감을려고 했습니다
자세히보면 손에 피부조직이 푹 파여서
피가 안에서 굳어잇습니다
수업을할때도 너무나 따갑고 아파서 글씨도 제대로 못씁니다


사실이라고 한다면 꽤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올블에서 본 글(트랙백한 주소)의 댓글엔 자작극에 대한 의심의 글과 구글 캐시에 남아있는 글의 주소가 적혀있었다.

일단 구글에서 스테빙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봤다.


미디어 다음 아고라와 타 게시판에 등록된 같은 내용의 글이 검색되었다. 클릭해보면 다음 텔레비존은 연결이 되지만 아고라의 경우 이미 삭제된 게시글이라는 메세지만이 보여졌다.


일단 아직 링크가 살아있는 텔레비존에 들어가봤다. 게시물의 내용은 파란 놀이터에 등록된 글과 다를 바가 없었다. 스크롤을 내려 댓글을 살펴봤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 중에 오히려 글쓴이를 비난하는 내용이 보인다. 다시 구글검색 페이지로 돌아가 다음 아고라 검색 결과의 저장된 페이지를 눌러 구글 캐시에 남아있는 글을 보았다.


작성일을 보면 9월 10일로, 파란 누리터보다 먼저 등록된 글이다. (텔레비존과는 같은 날) 아마도 원문 글인 듯 하다.


댓글을 보면 교사에 대한 비난보다 글쓴이에 대한 비난이 압도적으로 많다. 스테빙이라 불리는 선생이 볼펜으로 손바닥을 찌르는 것은 맞지만,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찌르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며 고발글의 내용은 과장 섞인 자작극이라는 것.

원문─이라 생각되는─게시글이 이미 삭제된 상태고, 구글 캐시에 남아있는 글에서도 저렇게나 압도적으로 선생보다 학생을 탓하는 댓글이 많다는건 자작극이라는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어주기에 충분할 듯 하다.

혹시 또 모르겠다. 오히려 저 댓글들이 조작일지도.

어느 쪽이 진실인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이들이 보고 경악하며 분노했던 그 글이, 사실은 모두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그 가능성을 인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불신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 이야기만을 듣고 무조건 믿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한번 더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가지 덧붙여, 인터넷은 만인의 해결사가 아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일년에도 수십건의 고발글을 보게 된다. 선생과 학생의 체벌과 존경 문제, 상사와 직원간의 다툼문제, 남녀간의 성에 얽힌 문제 등… 그 넘쳐나는 글들을 보며 때론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론 안타까움에 탄식을 흘리기도 했지만, 그것이 수차례 반복되다 결국 남는건 이거 정말일까? 라는 사소한 의문 뿐이다.

물론 정말 억울하고 답답해서 어떤 수든 써보려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간절하게 했던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인터넷에 올린다고 뭔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조금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보면 그보다도 더 좋은,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정말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일단은 자신이 해볼 수 있는 범위 내의 모든 시도를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파란 누리터에 등록된 글 원문 보기
다음 아고라에 등록된 글 원문 보기(삭제된 페이지)
구글 캐시에 남아있는 다음 아고라 글 보기

Posted by akal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