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05

« 2012/05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난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월드컵은 좋아한다.

축구의 룰이라던가 역사라던가, 유명한 선수라던가 그런 이야기는 아는 바 없다.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공을 손으로 건드리면 안된다던가 하는 아주 기본적이며 단편적인 지식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월드컵은 좋아한다. 사실 월드컵도 2002년 월드컵부터서야 좋아하게 됐다. 축구를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축제의 장이 정말 좋았다. 그 흥겨움과, 한국대표팀이 한골 먹었을 때의 안타까움, 동점골을 넣었을 때의 기쁨, 끝끝내 역전승을 이뤄냈을 때의 그 가슴벅참, 그런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계기로 웃으며 인사하고, 그러다 좀 친해지면 술도 같이 마시고, 밤새 월드컵 이야기를 나누다 연락처를 주고받고 헤어지고… 그런게 좋았다. 2002년 월드컵때 실제로 그런 식으로 친해진 친구도 몇명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다시 그 월드컵이라는 축제가 싫어지려고 한다.

2002년 월드컵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길거리 응원의 모습과, 분위기에 너무나도 실망스럽다. 그때도 물론 성추행 사건을 비롯한 몇몇 불미스러운 일은 있었다. 사람이 그렇게나 많이 모이고, 그렇게나 흥겨움에 취해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면 그야말로 유토피아라 해도 되겠지. 그래도 그때는 순수함이 있었다. 순수하게 한국축구의 건승을 바라는 그런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하루가 멀다하고 월드컵 길거리 응원에서 있었던 불미스런 일들이 눈에 띄인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태라 생각하고 싶지만, 문제는 그런 일들에 대해 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호응을 해주며 즐겁에 웃고 떠든다는 것이다.

지나가는 차량을 막고 여성운전자를 끌어내려 강제로 춤을 추게하고, 멀쩡히 세워져 있는 차를 붙잡아 두드려 부수고, 지나가던 임산부의 배에 대고 고함을 지르고, 그런 정신나간 사람들을 주변 사람을은 호응을 해주고…

그런 위험이야 당연한건데 겁없이 길거리 응원에 참여한게 잘못아니냐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 어이없는 개념상실이라 봐도 좋을 일련의 행태에 대해 '축제인데 뭐 어때'라며 정당화하려는 사람들도 있으니 정말 말 다했다.

월드컵이 갈수록 싫어져만간다.

Posted by akalune